파리넬리(카스트라토의 삶과 음악)

제목	파리넬리 (Farinelli)
개봉년도	1994년
감독	제라르 코르비오
주연	스테파노 디오니시(파리넬리 역), 엔리코 로 베르소(리카르도 브로스키 역)
장르	드라마, 음악, 전기
러닝타임	111분

 

영화 '파리넬리'는 18세기 유럽 음악계를 주름잡았던 전설적인 카스트라토 가수의 삶을 그린 작품입니다. 이 글에서는 영화의 줄거리, 음악적 가치, 그리고 역사적 의미를 살펴보며 '파리넬리'의 매력에 빠져봅니다.

1. 파리넬리의 삶: 영화가 그려내는 음악 천재의 여정

'파리넬리'는 카를로 브로스키라는 이름으로 태어난 주인공이 세계적인 가수 파리넬리로 성장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어린 시절 사고로 목소리를 잃을 뻔한 카를로가 형 리카르도의 결정으로 거세 수술을 받고 카스트라토 가수가 되는 극적인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영화는 파리넬리의 음악적 재능이 꽃피는 과정, 유럽 각국의 궁정에서 펼치는 화려한 공연, 그리고 그 이면에 숨겨진 고독과 상실감을 균형 있게 보여줍니다. 특히 헨델과의 라이벌 관계, 형제애와 배신, 사랑과 욕망 등 복잡한 인간 관계를 통해 파리넬리의 내면을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관객들은 파리넬리의 눈부신 성공과 함께 그가 겪는 정체성의 혼란, 사랑에 대한 갈망 등을 통해 한 인간으로서의 파리넬리를 만나게 됩니다.

2. 음악의 향연: '파리넬리'가 선사하는 바로크 오페라의 세계

'파리넬리'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음악입니다. 영화는 18세기 바로크 오페라의 황금기를 생생하게 재현하며, 관객들을 시간 여행으로 안내합니다. 파리넬리 역을 맡은 배우의 목소리는 실제 카운터테너와 소프라노의 목소리를 디지털 기술로 합성하여 만들어냈는데, 이는 당시 카스트라토의 독특한 음색을 현대에 되살리려는 시도였습니다. 헨델, 포르포라 등 당대 최고 작곡가들의 아리아가 영화 전반에 걸쳐 울려 퍼지며, 각 장면의 감정을 고조시킵니다. 특히 '라스차 치오 피안가(Lascia ch'io pianga)', '네로의 아리아(Ombra fedele anch'io)' 등의 명곡들은 영화의 극적 순간들을 더욱 빛나게 만듭니다. 화려한 의상과 무대 세트, 그리고 당시의 공연 관행을 재현한 장면들은 바로크 오페라의 매력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3. 역사와 예술의 만남: '파리넬리'가 던지는 시대적 메시지

'파리넬리'는 음악 영화를 넘어 18세기 유럽 사회와 예술계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 됩니다. 카스트라토 제도라는 오늘날의 시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관행을 통해 당시의 예술관과 인간관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영화는 예술을 위해 희생된 인간의 모습, 천재성과 비극이 공존하는 예술가의 삶을 통해 예술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또한 궁정 문화, 계급 사회, 종교의 영향력 등 당대의 사회상을 생생하게 그려내어 역사적 맥락을 제공합니다. 파리넬리의 삶을 통해 본 성 정체성, 예술가의 자유와 속박 등의 주제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처럼 '파리넬리'는 과거를 통해 현재를 돌아보게 하는 역사적, 예술적 가치를 지닌 작품입니다.

마무리

영화 '파리넬리'는 음악의 아름다움, 예술가의 고뇌, 그리고 역사의 한 장면을 생생하게 담아낸 걸작입니다. 파리넬리의 삶을 통해 우리는 예술의 힘과 인간 내면의 복잡성을 마주하게 됩니다. 바로크 음악에 관심 있는 분들뿐만 아니라, 인간 드라마와 역사에 관심 있는 모든 이에게 깊은 감동과 여운을 선사할 것입니다. 3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울게하소서를  부르며 과거 회상하는 부분은 기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