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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문제와 심각한 기상 이변을 해결하기 위해서, 각국 정보는 기후 조절 물질의 일종인 CW-7을 살포하지만, 이 물질의 부작용으로 인해 제 2의 빙하기가 닥쳐오고, 꽁꽁 얼어붙은 지구의 환경 속에서, 도저히 인간이 생존할 수 없게 되어, 차갑고 어두운 암흑의 세계로 변화하면서 영화는 시작됩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는 장 마르크 로셰트와 자크 로브의 동명의 프랑스 만화 <설국열차>(Le Transperceneige)를 원작 그대로 영화화한 단순한 SF 영화가 아닌, 인간 사회의 축소판을 통해 계급과 불평등, 그리고 생존이라는 주제를 모티브로 만들었습니다. 영화 속 열차는 고립된 세계의 상징으로, 계급 간 갈등과 인간의 본성을 날카롭게 드러냅니다. 이번 글에서는 <설국열차>가 담고 있는 숨은 의미와 감독의 메시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설국열차, 계급 사회의 축소판
<설국열차>는 한 대의 열차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계급 사회의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열차는 앞칸부터 꼬리칸까지 철저히 계급적으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앞칸은 상류층이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기며 지내고, 꼬리칸은 최하위 계층의 사람들이 비참한 환경에서 살아갑니다. 영화는 이 열차의 구조를 통해 현대 사회의 계급 불평등 문제를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꼬리칸의 사람들은 제한된 음식과 물자 속에서 힘겹게 생존하며, 앞칸으로 나아가려는 희망을 품습니다. 이 과정은 현대 사회에서 하층 계급이 경제적, 사회적 상승을 꿈꾸는 모습과 흡사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이 희망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열차의 앞칸으로 가기 위해서는 엄청난 희생과 노력이 필요하며, 이는 실제 사회에서 계급 이동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줍니다.
봉준호 감독은 열차라는 폐쇄적이고 제한된 공간을 통해 인간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압축적으로 그려냅니다. 계급 간의 갈등, 권력의 횡포, 그리고 시스템에 대한 저항은 모두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문제들입니다. 영화는 계급 간의 벽을 깨뜨리는 것이 단순한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모습을 성찰하게 만듭니다.
사회비판과 인간 본성의 충돌
<설국열차>의 핵심 메시지 중 하나는 계급 간 갈등뿐만 아니라 인간 본성의 양면성입니다. 영화 속에서 꼬리칸 사람들은 자유를 위해 앞칸으로 나아가지만, 그 과정에서 잔혹성과 폭력이 동반됩니다. 이는 억압받는 자들도 결국 억압적인 구조를 답습할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합니다.
예를 들어, 커티스(크리스 에반스 분)는 꼬리칸 혁명의 리더로서 앞칸으로 나아가지만, 점점 자신이 선택하는 방법이 비윤리적이라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이는 인간이 억압적인 시스템에 저항하는 동시에 그 시스템의 폭력을 내면화할 수 있다는 복잡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또한 윌포드(에드 해리스 분)는 열차의 설계자로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선 계급 구분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그의 철학은 열차가 유지되기 위해선 특정 계층의 희생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로 이어집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도 종종 사용되는 논리로, 봉준호 감독은 이를 통해 권력을 가진 자들이 질서를 빌미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키는지를 보여줍니다.
특히 영화 후반부에서 드러나는 꼬리칸의 끔찍한 비밀과 커티스의 과거는 인간 본성의 잔혹한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이 장면들은 단순히 계급 사회를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의 본성이 얼마나 복잡하고 다층적인지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봉준호 감독이 전달하는 메시지
봉준호 감독은 <설국열차>를 통해 단순히 계급 갈등과 인간 본성을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고, 관객들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스템은 과연 정당한가?"라는 질문입니다.
영화 속 열차는 모든 인간이 살아가는 하나의 폐쇄된 지구와도 같습니다. 이 열차 안에서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은 제한적이며, 모든 계층은 이를 놓고 끊임없이 싸웁니다. 그러나 열차의 종착점은 모두가 파멸에 이르는 것임이 암시됩니다. 이는 현재의 사회 시스템이 지속 가능하지 않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열차가 결국 탈선하고, 남은 인류가 대자연과 마주하는 모습은 의미심장합니다. 이는 기술과 자본에 의존하던 인간 사회가 결국 자연과의 공존을 회복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봉준호 감독은 인터뷰에서 "<설국열차>는 계급 구조뿐 아니라,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묻는 영화"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열차의 구조는 단순히 계급 사회를 상징할 뿐 아니라, 자본주의와 환경 문제를 압축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결국 <설국열차>는 단순한 계급 투쟁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속한 세계와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비판입니다. 봉준호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현재의 사회 구조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질문합니다.
결론
<설국열차>는 봉준호 감독의 독창적인 비전과 날카로운 사회 비판이 담긴 작품입니다. 열차라는 한정된 공간을 통해 계급 불평등, 인간 본성, 그리고 자연과의 관계까지 다루며, 영화는 현대 사회에 대한 강렬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SF 영화로 소비되기보다, 현재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을 성찰하고 대안을 모색하게 만드는 중요한 영화로 기억될 것입니다.